가정 밖 청소년의 실질적 자립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
가정 밖 청소년(가출청소년)은 가정 내 폭력·방임·학대·빈곤·가정해체 등과 같은 이유로 가정 내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청소년들로 사회적 보호 및 지원이 필요한 9~24세 청소년들이다. 올해 6월 전국 최초로 김경미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「제주특별자치도 가정 밖 청소년 자립지원에 관한 조례」가 제정 공포되었다. 이 조례의 제정 목적은 가정 밖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있다. 이 조례를 통해 제주도 자체 예산으로 가정 밖 청소년 자립지원을 위한 주거 정착금, 대학 장학금, 직업훈련비 등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. 이는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매우 뜻깊은 일이면서 동시에 자립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.
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의 전국 청소년 쉼터 실태조사 연구결과에 따른 가정 밖 청소년들이 가출 유형을 보면 폭력과 학대로 인한 생존형 가출과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 방임형 가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, 귀가 거부 의사로는 ‘집에 돌아가도 전과 같은 문제를 겪을까봐 걱정되어서’ , ‘가정폭력으로 인해 집에 가기 두려워서’가 가장 높았다. 또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족과의 갈등 및 가정 폭력(74.2%)이 쉼터 입소 사유 중 가장 높게 조사되었고, 절반에 가까운 가정 밖 청소년(46%)이 가정복귀보다 자립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가출청소년들은 본인의지보다 가정폭력과 방임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가정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. 즉, 가출 청소년들 대부분은 가정복귀를 한다고 하여도 다시 집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. 따라서 이제는 이들이 자립지원을 통한 실질적 사회복귀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.
지금도 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청소년쉼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. 대부분의 쉼터들이 학업지속을 통한 졸업장 취득, 단순 취업 등 외면적 자립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. 하지만 가정 밖 청소년들은 사회에서 홀로 자립하여 살아가야 할 존재이다. 내면적 자립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설사 외면적 자립을 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자립이 될 수 없을 것이다. 내면적 자립은 혼자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는 자신감, 불확실한 진로를 찾아 나갈 수 있는 진로성숙도 및 불성실한 생활태도를 해소할 수 있는 의지력 향상 등과 더불어 멘토 등 외부 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.
이러한 외면적·내면적 자립요소를 담으려고 노력한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. 우리 지역에서 가정 밖·학교 밖 청소년과 NEET 청년들이 자립지원을 위해 에너지를 쏟고 있는 청도시락.NET(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, (사)아름다운청소년이여는세상, 제주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, 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(이동형) 버프 총 4개 기관이 함께 하는 네트워크 단체)과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함께 시행한 기획형 리빙랩-가정 밖 청소년·청년 자립지원 프로그램이다. 필자도 프로그램 평가에 대해 도움을 요청받으면서 알게 되었다. 이 프로그램은 가정 밖 청소년들이 내면적 자립을 키우기 위해서 우선 창업자들과의 미팅 등 멘토를 통해 자립에 대한 지지 및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였고, 기업에서 인턴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실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. 이를 통해 향후 숙련도에 따라 정식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하였다. 자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불성실한 생활(근무 태도 등)을 예방하기 위해 출석률에 따른 급여 형태에 교육수당을 지급함으로서 성실함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직장생활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입이 발생해야 실질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.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변화도, 멘토 및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, 예를 들어 ‘나는 내게 맡겨진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’ , ‘내게는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의지가 있다’ 등의 항목이 사전에 비해 사후점수가 높게 나타났다.
아직은 초기단계 수준의 프로그램이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의 효과검증 등을 통해 자립지원에 따른 체계적인 전략을 구축한다면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.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단순 자립체험 프로그램 경험이 아닌 실질적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. 또한 자립 후에는 빈곤한 삶이 아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자립생활이 이루어 질 것이다.
출처 : 미디어제주(http://www.mediajeju.com)